여기까지. ( ~ 2011년)

여기까지. ( ~ 2011년) Info 2012/01/11 00:16


 
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
Creative Commons License
Creative Commons License

'Info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여기까지. ( ~ 2011년)  (0) 2012/01/11
Posted by MAKER.RARA

[writing] 현혹

[writing] 현혹 Writing/아무말 2011/10/06 22:56

현혹



1층에서 글을 쓰다 문득 필요한 책이 생겨, 엘레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갔다. 
그리고 다시 엘레베이터 앞에 섰을 때.
- 4 -  엘레베이터는 이미 내려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.

갑자기 나는 갑자기 계단 쪽으로 몸을 돌렸다. 

계단 하나에,  유리창 하나. 
그 사이로 세상 하나가 보였다.

그리고 입에선 실없는 소리가 새어 나왔지. 


.. 밤이었나? 


밤이었다. 
하늘은 까만색이었고, 집집마다 하얀 얼굴을 내보이고 있었다. 

8:30 과 여덟시 반 사이에 차이.
아. 그 건 그 거였고 .. 이게 밤이었구나.

아마. 이런 차이.


잠시 하나만큼의 계단에 멈춰 서 창밖을 바라봤다.
하나의 시간만큼. 

낯설다.

창 밖 내다보는 걸 좋아하던 내가
그 풍경마저 낯설어하다니.
참, 이렇게 쉽구나. 

밤하늘이 까만지도 까먹고 
무얼 하며 살는지도 모르고 사는 건
참, 이렇게 쉽구나. 


나는 현혹되어 살아간다. 


렌즈로 붙잡은 과거의 시간, 
그 폭을 줄였다 늘렸다 자르고 붙이는 일을 한다. 
훅- 불어왔다, 잡혔다, 하지만 결국 사라질 빛의 조각.
그 속에서 한 순간을 잡아내기 위해 애를 쓴다.
오직 내게만 멈춰버린 시간.
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그 시간에 점점 가까워진다 느껴지면
검은 눈동자는 들뜨겠지. 
하지만 그 건 손을 뻗는 시늉. 

스쳐지나가는 옷자락, 그 보다 먼저 
사람은 갔다. 



나는 현혹되어 살아간다. 


책에서 한 문장을 찾아내기위해 애쓴다. 
무슨 말이든, 누군가의 말이든, 앞 뒤 자른 말이든, 모두 들이킨다. 
독서가 아니라, 변명에 가까운 행위.
설명해선 안 되는 걸 설명하려는 지친 몸부림과 
어디에서도 영영 찾을 수 없은 거란 갈증..  
두렵다.  너무나 두렵다.


흘린 말에 현혹되고
흘러갈 감정에 현혹되고
만들어낸 망상과 갇힌 슬픔과 아름답고 잔인하고 하지만 결국 아름다운 척 잔인한 척 하는 것에 현혹되어
살아가다
살아가다.. 

오늘 밤에서야 
밤하늘을 봤다.


그리고 알았다. 

맞아. 그래서 하늘을 보지 않기 시작했지.
대신 다른 곳에서 찾으려 했어. 하지만 거기도.
여기도.
어디에도 

찾을 수가 없었지. 


.

다다다.. 
 
무심히, 그리고 빠르게 계단을 달려 내려온다.
익숙하고도 작은 방에 숨는다.
그리고 익숙히 무언가 찾는 척 글을 쓰겠지.

하지만
언제까지 찾는 척 할 수 있을까. 
도대체
언제까지 찾는 척만 할 것이란 말인가.


내가 나를 알 수가 없다.

없다. 

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
Creative Commons License
Creative Commons License

'Writing > 아무말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[writing] 현혹  (0) 2011/10/06
[writing] 놀랍다 할 말을 대신 해준다니 - retweet 에 대해  (0) 2011/10/03
[writing] 글  (0) 2011/09/27
[writing] 바라보고  (0) 2011/09/05
[writing] 기대  (0) 2011/08/16
[writing] 매혹  (0) 2011/07/19
Posted by MAKER.RARA

[writing] 놀랍다 할 말을 대신 해준다니 - retweet 에 대해

[writing] 놀랍다 할 말을 대신 해준다니 - retweet 에 대해 Writing/아무말 2011/10/03 20:21

놀랍다 할 말을 대신 해준다니 - retweet 에 대해 



retweet 이라는 것은
정보전달과 확산력에서 놀라운 능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.
하지만 내가 놀라워 하는 점은,
좀 다른 지점이다.

'할 말을 대신 해준다니.'

구지 말을 생각해내지 않아도 좋다.
사실 느낌이나 생각이 '말'이란 걸로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으니까..

그럴 땐 타임라인을 읽어내려 가자.

스크롤을 죽 내리다보면
늘 
항상,
어느 순간에나! 놀랍게도! 
내가 하고 싶었던, 혹은 '아마 이런 말이 하고 싶었던 거야.' 싶은 트윗을 찾는다.
그러면 그냥 클릭하면 되는 것이다.

retweet! (그 이름마저 웬지 경쾌하다)

정말, 클릭 한 번으로 할 말을 대신 해준다.
어쩌면 내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더 잘...
(주로 리트윗하는 것은 '명대사 봇' '기형도 봇' '이상 봇' '홍상수 봇' '보노보노 봇' 이니.. 
나는 사람 말보다 봇의 말을 더 많이 리트윗한다. I love robot!)  

그러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자판을 두둘겨, 트윗을 날리지 않는다.
클릭! 리트윗, 클릭! 리트윗, 오직 리트윗만.
리트윗으로만 이루어진 내 타임라인을 보다보면
질문이 든다.
별건 아니고.. 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? 
리트윗이란 초록색 장바구니에 손쉽게 담겨버린 내 기분. 그리고 내느낌, 내감정, 내생각들은? 
리트윗이란 슈퍼 키트로 대체되거나 간소화되고 있을 내 뇌의 회로는? 
그리고 내 마음은? 

편리함과 손쉬움은
항상 어떤 '지점'을 넘어설 때까지
잘 느껴지지 않는다. (그렇기에 편안하다고 하는 거겠지?)
그래서 숟가락을 입에 꽂다 코에 꽂다가
불쑥 느끼는 불안감과 같은 것.

이렇게 편안해도 되는 걸까?
이렇게 손쉬워도 되는걸까?
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?

.

수 많은 인용과 끌어옴으로
이루어진 "나의 하루 타임라인(My day timeline)"은
그 파편적인 모음만으로도 '나'와 가깝고
동시에 어느 것도 '내'가 하는 말이 아니다.

답이 보이거나 
앞이 보이진 않는다.
앞으로 트위터를 계속 할 거고 페이스북도 계속 할 거고
아마 SNS 를 넘는 , SSNS (Super SNS) 이 나오면 얼른 갈아타겠지.
그렇게 나 자신을 실험체로 삼아, 계속 질문을 던져보는 수밖에 없다.
해볼때까지 해보고, 쓸려가볼때까지 쓸려가보고 Yo! 
그리고 늘 문제는 '좋은 이기' 가 아닌,
좋은 걸 나쁘게 쓰고, 바보 같이 끝장날때까지 망가지는
'안 좋은 사람' 에게 있으니. 
그리고 난 일단 SNS 이 좋잖아? I like it! 

하하. 난 안 좋은 사람 
하하. 난 안 좋은 사람들이 좋아. 로봇보다 더. I love you! 

근데 난 가끔 내가 로봇이면 좋겠지.


이건 또 뭔 소리래

바로 이럴 때야! 
의체화 시술 하러 가자. 
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
Creative Commons License
Creative Commons License

'Writing > 아무말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[writing] 현혹  (0) 2011/10/06
[writing] 놀랍다 할 말을 대신 해준다니 - retweet 에 대해  (0) 2011/10/03
[writing] 글  (0) 2011/09/27
[writing] 바라보고  (0) 2011/09/05
[writing] 기대  (0) 2011/08/16
[writing] 매혹  (0) 2011/07/19
Posted by MAKER.RARA
1 2 3 4 5  ... 48 
하단 사이드바 열기

BLOG main image